[기업탐험]⑤‘햄버거’ 3남 김동선, ‘本업’ 건설서 7조 가져올까?
[기업탐험]⑤‘햄버거’ 3남 김동선, ‘本업’ 건설서 7조 가져올까?
  • 박광춘 전문기자
  • 승인 2024.04.24 11:31
  • 최종수정 2024.04.24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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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 숙원 이라크 비스마야 개발사업 재개…해외건설 능력 검증 관심

[인포스탁데일리=박광춘 전문기자]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 사진=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이 부친의 숙원 사업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겸하는 3남이 지지부진한 이라크 건설사업을 잘 마무리한다면 단숨에 능력을 입증할 있다는 분석이다. 승계 작업에 눈길이 쏠리는 한화그룹 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모멘텀이라는 의견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 관련 최근 마무리 공사에 돌입했다. 이번 마무리 공사는 프로젝트의 마무리를 뜻하는 건 아니다. 발주처 이관(hand over)이 안된 일부 부분에 대한 공사다. 

비스마야 사업은 1년여 전 중단된 상태다. 이라크 정부의 대금 미납 탓에 계약이 중간 해지됐다. 실질적인 공사 마무리를 위해서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와 재계약을 맺어야 한다. 관련해 한화그룹과 이라크 NIC 측이 협상 중인 걸로 알려졌다.

한화 건설부문(옛 한화건설)은 2012년 80억달러 규모 주택사업을 수주하며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물꼬를 텄다. 2015년 21억달러 규모 사회기반시설 조성 사업까지 추가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10조원 규모의 수주 소식에 한화그룹 내부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김승연 회장이 이라크 현지를 방문, 현지 임직원들이 먹고 싶어했던 광어회 600인분을 국내에서 조달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라크 사업에 대한 그룹의 열망이 잘 반영된 대목이다.

하지만 대규모 프로젝트의 완주는 쉽지 않았다. 2022년 10월 발주처인 이라크 NIC의 미납 공사대금이 8000여억원에 달했다. 이에 한화 건설부문 측은 대금 미지급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최근 기류가 변했다. 이라크 NIC가 2023년 1월 사업 재개를 요청하며 협상 테이블이 다시 차려진 걸로 전해졌다. NIC 측이 미납 대금 가운데 4000억원을 지급하며 공사 재개의 의지를 보인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비스마야 사업 관련 수주잔고는 약 7조 3374억원이다. 마침표만 무사히 찍는다면 7조원대의 매출이 인식된다. 나아가 김 회장이 전면에 나섰음에도 마무리 짓지 못한 숙원을 풀게 된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사진=인포스탁데일리)
김동선 부사장.(사진=인포스탁데일리)

여러모로 의미가 적잖은 프로젝트를 이끄는 이는 김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다. 그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담당,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 등을 겸하고 있다. 

최근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성공리에 안착시킨 김 부사장은 본래 건설 부문과 연이 깊다. 그는 2014년 한화건설 해외토건사업부 과장으로 그룹에 입사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인프라 추가공사 계약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2024년 1월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점에서 비스마야 프로젝트 관련 그에게 거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은 오래도록 한화그룹 내 악성 자산으로 꼽혀왔다”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김동선 부사장의 입지는 꽤나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스마야 사업 외에도 건설 부문의 재무지표가 전반적으로 그리 좋지 못하다”며 “건설 부문을 잘 추스린다면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은 크게 인정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의 최근 재무지표 추이는 그다지 좋지 않다. 2022년 11월 한화건설 합병을 기점으로 크게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약 4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원 중반대로 낮아졌다.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공사미수금 회수 등 운전자금 부담이 완화된 효과다. 하지만 2022년 조정영업현금흐름(OCF)이 1년 만에 2250여억원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현금흐름이 현저히 저하됐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향후 분양경기 저하 등으로 공사미수금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4년까지 증설투자에 대한 투자자금 소요가 존재한다”며 “회사의 잉여현금흐름 창출규모는 저조한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광춘 전문기자 p2kc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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